
생명보험업계 ‘빅3’로 꼽히는 교보생명이 기업공개(IPO)를 재추진하면서 상장 후 기업가치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. 지난 수년간 생보사가 상장한 사례가 없었던 데다 저금리·고령화 등으로 업황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았던 탓이다. 그러나 최근 금리가 오르고 자본 확충 부담이 줄어드는 등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. 업계에서는 대략 3조~5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.
만약 교보생명이 IPO에 성공하면 국내에서 여섯 번째 상장 생보사가 된다. 동양생명(2009년), 한화·삼성생명(2010년), 미래에셋생명(2015년), 오렌지라이프(2017년) 등이 이에 앞서 상장했다. 교보생명도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.
상장 후 기업 가치는 상장 생보사들을 기준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얘기다. 17일 현재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13조1800억원, 2위 한화생명은 2조8600억원이다. 한화생명은 총 자산이 올해 기준 129조원대로, 교보생명(128조원)보다 약간 많다. 대신 수익 창출력은 교보생명이 더 높은 편이다.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교보생명이 6565억원으로, 한화생명(3539억원)보다 높다. 한 투자은행(IB)업계 관계자는 “교보생명이 상장한다면 한화생명과 비슷한 수준, 또는 수익력을 고려해 조금 더 높은 정도로 평가받을 것으로 본다”며 “시총 3조~5조원 정도를 예상한다”고 말했다.
2018년 상장 추진 당시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. 당시 교보생명의 상장 이후 기대 시총은 7조원 안팎이었다. 보험 업황이 그만큼 더 좋았다. 당시 한화생명의 시총도 4조5000억원으로 더 높았다. 그러나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등이 예고되면서 보험사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자본확충 부담은 커졌다. 지난해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생보사의 주가순자산비율(PBR)이 0.1배까지 떨어지기도 했다.
최근에는 상장 생보사의 PBR이 0.2~0.3배 수준을 회복했다. 한 생보사 관계자는 “금리 상승이 가장 호재로 작용하는 주식 중 하나가 보험주”라며 “수익성에 비해 저평가돼온 점을 감안하면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”고 말했다.
정소람 기자 [email protected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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